Biography

1963년 카이로에서 태어난 가다 아메르(Ghada Amer)는 1974년 가족과 함께 프랑스로 이주했다. 1986년 프랑스 니스의 빌라 아르송(Villa Arson)에서 수학할 당시, 특정 회화 수업은 여학생이 수강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서구 예술사에서 여성들은 왜, 그리고 어떻게 배제됐는가’에 대한 의문을 품게 되었다. 이것은 아메르 작업에서 중요한 순간이 되었으며, 그는 회화라는 전통적인 역사 내에서 전형적인 여성의 도구라 여겨지는 바느질과 자수기법을 사용하는 등 자신만의 비평적 영역을 만들기 시작한다. 아메르의 작품은 성적 불평등에 대한 단순한 비판에서 나아가 섬세함, 유머, 강렬한 에로티시즘과 같은 대립적인 감정들을 이용하여 관객 각자의 관점과 경험을 심화시킨다. 1999년 작가는 하랄트 제만(Harald Szeemann)의 초청으로 제 48회 베니스비엔날레에 출품하여 유네스코 상을 수상하였고, 1996년부터 뉴욕에서 거주하며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아메르는 캔버스에 수를 놓은 자수 회화에서부터 정원과 같은 대규모의 식물설치 프로젝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매체의 작업을 발표해왔다. 특히, 대담한 페미니즘적 함축을 묘사하는 작가의 자수 회화는 여성과 여성에 관련된 고정관념, 섹슈얼리티에 대한 주된 관심을 드러낸다. 1993년부터 포르노 잡지에서 발췌한 여성의 이미지를 사용한 회화는, 남성은 에로틱한 시선의 주체이고 여성은 그 대상일 뿐이라는 미학적 전통을 거부한다. “모든 여성은 그들의 몸을 좋아해야 하고 유혹의 도구로 사용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작가는 여성의 신체적 유혹이 금기시되는 일부 페미니즘 이론에도 동의하지 않는다. 2000년 부산비엔날레에 초청된 작가는 <Women’s Qualities>라는 정원 프로젝트를 발표하여 ‘여성들의 갖추어야 할 자질’에 대한 시민들의 대답을 한글 도안 그대로 광장에 심었다. ‘순결한’, ‘흰 피부’, ‘가슴 큰’, ‘순종적인’, ‘덕 있는’ 등으로 이어지는 형용사들은 여성에 대한 당시의 인식을 반영한다. 작가는 2011년 이집트 민주화 혁명 당시, 진압 경찰의 발길질에 쓰러진 한 여성의 파란 브래지어가 드러나는 장면을 목격한 뒤 <Blue Bra Girls> 연작을 발표하기도 했다. 정치와 섹슈얼리티, 신체와 언어의 양면성은, 속을 비워 안과 밖이 서로 관통하는 청동 조각으로 제작되었다. 이는 독재 정권의 억압과 폭력에 당당히 맞서는 저항 정신과 여성의 용기에 대한 아메르의 뜨거운 헌사이다. 여전히 작가에게 가장 생명력이 있는 ‘여성’이라는 주제는 동양과 서양, 언어와 신체, 예술과 공예의 영역에 이르게 되었다.  아메르는 2010년부터 현대미술에서 상대적으로 제외되어 온 세라믹을 사용하였고 그로부터 파생된 조각연구는 2022-2023년에 걸쳐 개최된 마르세이유, 유럽 지중해 문명 박물관(MUCEM, Museum of Civilizations of Europe and the Mediterranean)에서의 회고전 《A Woman's Voice is Revolution》에서 소개된 대규모 청동조각 시리즈로 확장되었다. 

 

아메르의 작품은 요하네스버그비엔날레(1997), 부산비엔날레(2000), 휘트니비엔날레(2000), 《Without Boundary: Seventeen Ways of Looking》(MOMA, 2006), 《Demons, Yarns, and Tales: Tapestry by Contemporary Artists》(The Dairy, 2006), 제3회 모스크바 비엔날레(2009), 《The Divine Comedy: Heaven, Purgatory and Hell Revisited by Contemporary African Artists》(2014-2015) 등의 주요 전시에 초청되었다. 또한 그의 작품은 시카고미술관(The Art Institute of Chicago), 브루클린미술관(Brooklyn Museum), 파리 퐁피두센터(The Centre Pompidou), 멕시코시티 후멕스박물관(Museo Jumex), 구겐하임 아부다비(Guggenheim Abu Dhabi),  리움미술관 등에 소장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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